무기 가진 남자

얼마전 알파고가 대한민국을 휩쓸 때 인공지능이 인간에 미치는 해악에 대해 우려하는 일부 여론에 대해 구글과 일부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변명했다.

알파고도 결국 인간이 만든 거다. 알파고는 인간의 창의성을 상징한다.

이 주장에 대해 나는 한동안 생각했다.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인간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그 발명품에 자동적인 정당성을 부여하는가. 그러면서 대뜸 생각난 것이 무기였다. 무기도 인간이 만들었지만 심지어 인간을 죽일 수도 있지않은가.

오늘 갑자기 무기의 역사가 궁금해졌다. 발동걸린 나의 직관이 무기는 이 세상에서 제일 겁많고 비겁한 사람이 발명했을거라는 사실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싸움이란 원래 동등한 조건에서 해야 의미가 있는 거다. 최초로 무기를 발명한 사람은 맨 주먹으로 싸울 자신이 없어서 무기를 만들었을 거란 말이다. 사실 이 생각은 토요일 오후 TV 드라마 속에 곤봉처럼 생긴 무기를 가지고 다니는 남자를 보며 문득 든 생각이다. 무섭게 생각하라고 만든 캐릭터겠지만 나는 왜 그리도 그 남자가 가소롭고 비겁해 보였는지 모르겠다.

싸움, 즉 게임은 룰이 있기에 의미가 있다. 사회적인 경쟁, 비즈니스도 일종의 게임이며 여기에는 사회적으로 정당성이 부여된 룰을 경쟁의 참여자들이 지켜야만 승리도 의미가 있다. 매수와 아이디어 도용 등 드러나지 않는 범법행위들. 맨 주먹으로 덤비는 자에게 면도칼 들이대고 이겼다고 착각하는 비겁한 자들을 보며 가소롭다는 썩소를 날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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