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

이전 글에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상황을 보면서 데자뷰라고 언급했던 적이 있다. 청문회로 한 창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조 국 후보자와 현재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데자뷰의 핵심인물들이다. “개혁을 위해서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똑같이 가지고 있는 두 사람. 과연 조 국 후보자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말로가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천 명의 조력자를 가진 한 명의 천재”로 우리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 말이다.

내가 해석하자면 짐 콜린스(James Collins)가 이야기하는 혁신의 본질은 다른 아닌 겸손이다. 오만과 독선을 벗어난 겸손 말이다. 한 명의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버스에 사람들을 태우는 경우와 아무런 비전 없이 진취적인 사람들을 먼저 모아 버스에 태우고나서 가고자 하는 방향을 수립하는 경우. 콜린스의 리서치에 따르면 후자의 경우에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더욱 많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전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콜린스는 미국의 거대 은행인 웰즈 파고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를 비교하여 위의 주장을 펴 나간다.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모으는데 주력했던 웰즈 파고와는 달리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우 CEO의 독재에 복종하는 그래서 위로부터의 지시만을 기다리는 마치 “플라스틱 인간들”과도 같았던 경영진을 구성하였다고 한다. 결과는 보기좋게 엇나갔으니 누적 수익률에서 두 회사는 현격한 차이를 낳았다고 한다. 이 후 뱅크 오프 아메리카가 웰즈 파고식의 경영 전략을 수립하여 대대적인 스카우트를 벌였으니 그래서 생겨난 별칭이 ‘웰즈 오브 아메리카’였다는 말이 있다.

이는 콜린스가 주장하듯이 “천명의 조력자를 가진 한 명의 천재” 모델이 실패로 귀결되는 필연적 과정을 설명해 준다. 정치든 비즈니스든 혁신은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벗어날 때만이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나만이 개혁을 리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재자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혁신을 이룰 수장으로 검증도 안된 조 국 후보자 만이 혁신의 적임자라면 현 정부는 수권능력을 이미 상실했다고 보아야 한다. 독재적인 한 명의 천재가 춤추는 멍석을 보란듯이 깔아주고 있는 정부에 현명한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 또한 불을 보듯 뻔하다. 간절히 바란다. 지금이라도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 대의를 생각하는 겸손의 정치를 해주기를 요청한다.

201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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