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계급

가장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며, 가장 현명한 것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유일하게 살아남는 것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것 뿐이다.” IBM 경영서에 인용된 찰스 다윈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이 말이 21세기의 현재까지 메아리 치는 이유는 그만큼 급변하는 사회의 생존전략으로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융통성과 포용력, 창의성 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일게다.

씽크팩토리 모델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아직 회사가 본격적인 경영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지식집약적인 기업공동체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창조적 파괴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 더군다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아닌 기업 ‘구성원’들이 회사의 브랜드를 대표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따라서 기업 구성원들이 파괴와 창조의 선순환을 통해 성장해가고 자아를 실현하는 가운데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 전략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볼 때, 리차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가 제안한  “창조적 계급(creative class)”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제안했던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라는 개념에서 한 층 업그레이드된 창조적 계급은 예술가, 디자이너, 기업가, 법률가, 컨설턴트 등 스스로 창의성의 가치를 발생시키고 창의성을 고양하는 직업과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진취적인 도전의식을 가지고 프로페셔널한 직업정신을 실현하면서 전통적인 기업구조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직업 카테고리만 놓고 보았을 때는 개인적으로 후기산업사회의 중산층 혹은 전문가 집단과의 차별성이 모호하게 느껴졌지만 창조적 계급의 내적 상태(inner state)에 대한 설명이 그 차이를 다소 명확히 한다. 이 창조적 계급은 IBM이 전통적인 하드웨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서 통합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주목했던 개념이기도 하다. 창조적 계급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상사를 위해서 혹은 그들의 실적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사회를 위해 그들의 열정, 창의성, 혁신성 등을 발휘한다고 평가된다. IBM 경영에 참여했던 기타시로 가쿠다로와 오토시 다쿠마가 저술한 책에 따르면, IBM은 이러한 창조적 계급에 기반한 프로페셔널들을 육성하기 위해 가치관 기반의 회사운영방식을 정립하였고, 인재경영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즉, 기업 구성원들을 ‘관리’하는 것에서 ‘지원’하는 것으로의 변화가 그것이다.

IBM 경영진은 또한 금전적 인센티브만으로는 창조적 계급에 기반한 프로페셔널을 육성할 수 없다는 것을 직시하였다. 그들은 외적인 보수보다는 스스로 부여하는 내재된 동기에 더 좌지우지 된다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대폭적인 권한 위임과 다양성을 장려하는 정책들을 펴나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한다.

우리의 인간성(humanity)을 발전적으로 계발하고 업무를 통한 구성원들 개인의 창의성과 혁신이 자아실현에 기여하는 회사. 그래서 한 마디로 즐겁고 재밌는 회사. 아마도 워라밸(work-life-balance)이 아니라 워크 라이프 융합(work-life-convergence, 워라컨)을 지향해야지 싶기도 하다.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은 포부를 가질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열공중이다.

201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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