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민국의 코미디

요즈음 한국에서 보도되는 뉴스를 접하면 코미디 아닌 코미디를 보는듯해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1. 정부가 소재산업의 국산화를 위하여 내년도 예산으로 2조원을 책정하겠다고 한다. 아무리 국민의 세금을 제멋대로 쓰는 무능과 교만의 정부라 할지라도 어찌 이리도 즉흥적일 수 있는가. 한일갈등이 촉발된 것이 불과 수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즉흥적인 예산편성안을 내어 놓는다. 소재 산업을 지원하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의 부채가 천문학적인 수치에 이르는 지금, 산업 정책에 관한 정부의 뚜렷하고 일관된 비전도 없이 수조원의 혈세를 소재산업에 투입한다고 즉각적으로 발표하는 폼새가 도저히 용납이 안된다는 것이다. 산업의 분야는 다양하다. 지금의 정부가 하는 행태를 보면 앞으로의 예산 책정이 오락가락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어떤 국가와 군사적 대결을 하게 되면 무기개발을 위하여 수 조원을 책정했다가, 문화적 갈등이 발생하면 문화콘텐츠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수 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다가, 완제품 산업이 뒤떨어진다 싶으면 또 완제품 산업을 촉진시키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인공지능이 대세처럼 여겨지면 인공지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기조로 예산을 천문학적으로 편성하는 식이 되지 않겠는가. 이것이 무슨 제대로 된 정권이란 말인가. AI 와 미래 산업을 부흥시키고 있는 중국의 굴기와 프랑스 정부의 장기적 비전과 일관된 정책들을 보면 한국 정부관료들의 의도된 변덕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

#2. 갑자기 국산화 열풍이 불어닥쳤다. 내 기억으로는 1980년대로 회귀하는 듯하다. 그 시절,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국산품 애용을 위한 포스터를 미술 시간에 열심히 그렸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밀레니엄의 시작점을 지나도 한참 지난 2019년 여름, 대한민국 여기저기서 국산품 애용과 산업의 국산화를 외치고 다닌다. 물론 정부 주도의 정책 스피닝(spinning)을 통해서다. 일부 언론은 애써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라고 틀짓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현 정권이 드라이브를 걸어서 친정부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주동이 되었고 여기에 역시 친정부적인 언론들이 여론이라는 이름의 색깔을 입히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에스토니아라는 이름도 생소한 국가는 요즘 최강의 디지털 국가로 부흥하고 있다. 일주일이면 발급되는 전자 영주권을 통해 전 세계 IT 창업가들을 꾸준히 유입한 결과 그들을 통해 회수된 세금만 수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내가 시애틀에서 만난 미국인 창업가 역시 나에게 에스토니아 영주권을 자랑했던 기억이 있다. 글로벌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을 옹호하느냐 여부를 떠나서 지금의 국산화 열풍은 그 어떤 논리로도 설명이 안되는 한심한 코미디일 뿐이다. 과거로 회귀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선대의 무수한 희생을 딛고 발전해온 민주주의 또한 회귀하지 말란 법 있겠는가. 그러니 민주주의의 종말, 신독재 운운하는 소리가 유독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는 것 아닐까.

2019.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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