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심리적 운동 이론과 의사결정

1997년 12월 미국 오하이오. 당시 나는 무척 침울해 있었다. 언론학 석사학위는 마쳤는데 박사과정 입학허가를 받지 못해서 임시로 다른 학부에 적을 걸어두고 계속 학위과정 지원을 하던 참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 내가 미국 대학 박사과정 입학허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를 몇 가지 유추해 볼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학계에서 대학원생들의 앞길에 너무나도 큰 존재인 지도교수의 부재였다. 나는 나를 지원해주는 지도교수가 없었다. 언론학 석사과정에 입학한 거의 초반에 지도교수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당시 지도교수가 진행하던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프로젝트에 나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었고 그에 따른 역할이 주어져야 할 때 나의 아이디어와 역할을 다른 학생에게 줘 버린 것이 발단이 되었다. 내가 학교 측에 항의를 했고, 그 이후로 나는 지도교수의 유명무실한 지원으로 석사과정을 어렵게 마쳐야 했다.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의 도제적 관계라는 관례적 행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지금 돌아보면 내가 겁도 없이 대들었구나 생각이 든다. 너무나 큰 비용을 치렀고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다는 후회를 가끔 하고는 했지만 당시로서는 최선의 행동을 했다고 믿었다.

그날도 따분한 어느 휴일 오후였던 것 같다. 지적 탐구욕이 강했던 나는 비록 언론학 석사과정에 입학했지만 관련 학문들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졌다. 일단은 심리학이 나의 관심 분야에 쏙 들어왔었고, 이어서 정치학, 경제학, 철학 등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모든 이론들에 대해서 나의 귀를 열어두었다. 그 날 우연히 내 책상 위에 있는 미국 동전들 몇 개가 눈 앞에 들어왔다. 동전들을 이리저리 배치해 보다가 참 재미난 현상을 발견하였다. 그렇게 해서 하루 만에 완성한 것이 바로 <공론장의 수평 수직 구조: 태도의 역학>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정치 행태로 드러난 인간의 집합 행위를 물리학적 개념을 빌려 와 수학적으로 표현한 논문이었다. 비록 정치 행태에서 출발은 했지만 이 이론은 인간의 의사결정 행위로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선택의 기로에 선 인간의 모든 행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정치의 수평 구조는 구심력과 이항-다항대립적 정치로 표현된다. 가령 대립하는 세력이 둘이라고 할 경우, 양자 사이의 대립에 의해 발생되는 갈등의 강도는 극대화된다. 여기서 갈등의 강도란 대중들이 지각하는 갈등의 강도를 말한다. 반면 이와 비교하여 대립하는 세력이 셋만 되어도 우리가 지각하는 갈등의 강도가 낮아진다. 이유는 구심력과 세력들 사이의 각도의 차이 때문이다. 가령 그림1-1을 보면 두 개의 세력이 대립할 때 양자 사이의 힘의 강도는 180도에 준한다. 하지만 그림1-2와 같이 세 개의 세력이 서로 그 안의 특정인을 줄다리기 하듯이 끌어당길 경우 그 힘의 강도는 120도에 준하는 정도로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그림1: 대립 세력의 수와 힘의 강도

도형1

그림1-1: 양자 대립

 

도형2

그림2-2: 다자 대립

 

이렇게 대립세력의 수에 따라 지각되는 갈등의 강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세력들 사이의 각도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즉, 지각되는 힘이 그림2의 점선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할 때 실선 사이의 각도가 커질수록 힘이 커지는 것이다.

 

그림 2: 힘의 지각

도형7

 

저항력은 두 개의 세력이 끌어당길 때 가장 크다. 두 개의 세력이 개인을 끌어당길 때 표면장력이 극대화되면서 자생적으로 생성되는 선호도는 거의 제로에 가깝게 된다. , 이 경우에는 개인이 특정 세력을 선택하는 것이 나는 A가 좋아서 선택했어라기 보다는 나는 B가 싫어서 A를 선택했어와 같이 되기가 쉽다. 바로 이러한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양자 대립과 다자 대립의 차이이다. 세 개의 세력이 끌어당길 때 인간의 선택은 저항력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는 자생적 선호도가 생성될 수 있다. 아래의 그림3에서 A, B, C, D로 표현된 부분이 자생적 선호도가 생성된 영역의 넓이 이다. 따라서 특정 세력을 향한 심리적 운동은 해당 세력에 대한 자생적 선호도와 해당 세력을 제외한 세력들에 대한 저항력을 곱해서 구해질 수 있다.  

 

그림 3: 세력의 수와 자생적 선호의 확률 면적

 

도형3

 

도형4

도형5

도형6

a. 자생적 선호도의 확률면적 ∝세력의 수: 즉, A<B<C<D

b. 표면장력은 세력의 수에 반비례

c. 한 세력을 향한 심리적 운동 α = α에 대한 자생적 선호도 x ~α에 대항하는 저항력

그러나 자생적 선호도가 생성되는 면적과 세력의 수의 비례 관계는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세력의 수가 4, 8 등과 같이 짝수인 경우 각 세력이 고유한 특징을 가졌을지라도 힘이 양분되기 때문이다.

자생적 선호도(AP) 면적의 비율은 위 그림3에서 A, B, C, D의 면적을 구함으로써 얻어진다..

세력의 수 3: 4: 5 = AP 면적 0.42: 0.64: 1.92

이 비율을 통해서도 비선형적 증가의 현상이 읽혀진다. 이 숫자는 인간의 태도의 강도를 구하는 공식의 가중치로 이용될 수 있다.

자생적 선호도 (Y) = 가중치 (W1) X 태도 강도 (X)

태도 강도 (X) = 자생적 선호도 (Y) / 가중치 (W1)

표면장력의 비율 또한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얻어질 수 있다.

표면장력 = 1/AP

세력의 수 3: 4: 5 = 표면장력 2.381: 1.563: 0.521

만일 표면장력의 가중치를 W2로 표현한다면,

자생적 선호도 (Y) = 가중치 (W) X 태도 강도 (X)

태도 강도 (X) = 자생적 선호도 (Y) / 가중치1 (W1)

= 자생적 선호도 (Y) X 가중치2 (W2)

이상이 정치의 수평적 구조에 관한 핵심적 내용이고 정치의 수직적 구조에 관한 내용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공개하겠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당시 내 논문을 본 어떤 이가 나를 돌았다고 평한 기억이 떠올라 갑자기 민망해졌다. 비록 내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되지는 못했지만 레빈(Lewin)을 보는 것 같다던 미국 심리학 교수의 말이 나는 아직도 고맙다. 그 교수의 칭찬 한 마디가 내 마음속에 겸손을 심어주었고 나를 인정해 주지 않던 세상에 대한 증오를 사라지게 해 주었다. 사실 지금도 돌았다는 얘기까지 들은 너무나도 튀는 이론을 직접 책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것이 부끄럽기는 하지만 내가 운영하는 기업의 마케팅에 적용하여 내 이론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 칭찬을 해준 심리학 교수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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