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실체

난 김영란법에 대해 처음부터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언론과 온 사회가 김영란법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했다. 법의 본질이 사람의 이름으로 인해 가려지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누군가를 붙잡고 ‘김영란법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아마 제각각인 대답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물론 정식 명칭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라 줄여서 편하게 쓰자고 한 말이겠지만 얼마든지 줄임말은 만들수 있다. 가령 ‘청탁금지법’, ‘금품수수방지법’과 같이. 법의 정신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라도 ‘김영란’이란 이름 석자는 표면에 내세우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 야당 정치인이 최근 대한민국을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 관련하여 ‘부역자’란 말을 꺼냈다. 부역자를 척결해야 한다고. 정확성을 위해 국어사전을 옮겨 보자면 부역자란 ‘국가에 반역이 되는 일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사람’을 말한다. 너무나도 최순실의 존재가 크다보니까 요즘 이 부역자들은 존재감이 완전히 상실되었다. 마치 최순실 한 명만 엄벌하면 모든게 다 해결될 것 같은 분위기다.

우리가 김영란법이란 명칭 때문에 그 법의 본질을 제대로 모르듯이 최순실이라는 이름 석자가 지금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기가 막힌 이슈의 본질을 가리게 해서는 안된다. 나는 현 정권에 ‘가담’한 관료 및 정치인들 모두가 다 부역자라고 생각된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여러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최순실이 방패막이가 되어 주고 있는 상황이다. 삐죽이 시국선언문 낭독하는 교수들은 또 어떤가. 각종 정부지원금 따내기 위해 최순실을 비롯한 현 정권의 실세들에게 납작 엎드려 아부하고 이권을 따낸 교수들이 무슨 이제와서 나라를 걱정한다는 것인지. 뉴스보도를 보고 엄청 역겨웠다.

언제부턴가 꼬리자르기라는 말을 많이 들은 것 같다. 비리의 진원지가 아니라 가장 말단에 있는 존재만을 엄벌하는 보여주기식 국정운영을 말한다. 최순실은 물론 꼬리는 아니다. 그래 머리라고 해두자. 우리는 머리만 잘라낼게 아니라 최순실의 실체, 최순실의 본질을 완전히 도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력에 아부해서 돌아오는 부귀영화를 위해 정의에 반하는 행동을 한 모든 지식인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모두 물러나야 할때라고 생각한다. 그럴 용기가 없으면 최소한 자기 죄를 감추는 역겨운 반역의 짓거리만은 안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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