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공간에 대한 단상

내가 교수로 있을 때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알게모르게 가장 부러움을 산 것은 나의 연구실이었다. 단독으로 쓰는 혼자만의 사무공간이 있어서 얼마나 좋겠냐는 이야기를 간혹 듣고는 하였으니까.

사실 교수생활 10년을 하면서 혼자쓰는 사무실의 장점을 그다지 많이 느끼지는 못했다. 정말 편히 널부러져 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바깥과 차단이 되어서 사람을 단조롭고 창백하게 만들어 간다는 느낌을 갖곤 하였다. 혹자는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의 경우 아이디어를 생각할 조용한 공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 조금 튄다는 아이디어들은 한결같이 길을 걷다가 혹은 시끌벅적한 카페에서 만들어졌다. 주위의 환경과 사람들이 결국 아이디어를 생각나게 한 자극제가 되었던 것이다.

나도 에고가 강한 사람들 중 하나이고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 못하는 부류에 속하지만 창업을 하고 사무실을 차리면서 사무공간의 조성만큼은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들 추세를 따라해 보았다. 대표인 나도 직원들과 어우러져 있고 파티션 조차도 없는 개방형 사무공간을 만들었다. 회사를 세운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요즘 이러한 개방형 사무공간에 대해 딱히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 직원들이 가끔씩 주고받는 농담도 함께 즐길 수 있고 업무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도 가능해서 솔직히 업무 효율성 면에서는 그만인 것이다.

사람들이 개인 사무실을 부러워 하는 것은 결국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처럼 여겨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교수도, 고위공무원도, 대기업 임원도, 결국은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이 가지는 무언가 중의 하나가 개인 사무실인 것이다.

왜 우리들은 허세에 집착하는 것일까 가끔씩 생각해 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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